제36호 2015년 5월호 살림,살림

[ 살림의 현장-경남 무상급식 중단에 반대하며②아이들에게 질 좋고 차별 없는 밥상을 ]

완전한 의무급식으로 완전한 의무교육 실현해야

글 이춘일

지난 2월, 그동안 받아보지 못했던 애들 급식비를 내라는 통지문을 받았다. 이게 웬일인지, 말로만 듣고 소식으로만 접했던 무상급식 중단이 현실로 다가오긴 했다. 아이 한 명당 한 달에 6만 원씩, 한 해면 70만 원이상. 나는 초등학교 6학년, 4학년, 1학년 애들이 셋이니 200만 원쯤 들겠다.

 

경남 거창 학부모들은 어찌하고 있을까? 관련 시민단체에 문의하여 첫 모임부터 참여했다. 모두가 한마음이다. 급식은 우리들의 최소한의 권리이며 아이들의 당당한 미래라는 것이다. 단호한 대응으로 끝까지 싸울 태세다. 유상급식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많은 학부모가 염려하였지만 정작 정확한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다. 우리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3월부터 거창의 모든 초·중·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의무급식을 위한 학부모 조직을 만들었다.학교마다 사정은 비슷하였고 엄마들의 참여는 적극적이었다. 우리 학교는 엄마들이 솥단지를 걸고 아이들에게 밥을 해 먹이기도 했고, 다른 학교는 아이들이 직접 조리를 해서 점심을 먹는 체험의 날도 가졌다. 도시락을 싸는 학교도 있다.

 

<급식 중단에 반대하여 학부모들이 직접 아이들에게 밥을 해 먹이기도 한다. 아이들의 균형 있는 식단을 보장하기 위해 의무급식은 계속되어야 한다.>

 

 

도시락을 싸거나 급식비 납부를 거부하는데 대해 아이들이 걱정되었지만, 아이들은 건강하다. 도시락을 싼 첫날은 마치 소풍가는 날처럼 새벽부터 일어나 도시락 싸는 것을 거들었다. 재밌나보다. 다행히 이곳은 시골이라 차려진 밥상이 달라도 전혀 차별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반찬이 많아진 게 아주 좋다고 한다. 학교 반찬이랑 내 반찬, 친구 반찬 등.

 

학교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큰 차질 없이 진행되던 학교급식, 해가 갈수록 급식의 질과 만족도는 좋아지고 친환경 식재료의 비율은 높아지며 급식사고는 줄어들고 있는데 왜 이런 분란을 일으키는지 알 수가 없다.

 

급식업체와 급식 관련 생산자들도 마찬가지다. 정해진 예산으로 의무급식할 때는 영양과 환경을 고려한 적정한 비용으로 식재료를 구매하도록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에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여 급식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할 수 있다. 하지만 가정으로부터 급식비를 직접 거두게 될 경우 급식의 질과 함께 적정수준의 밥값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돈은 적게 들면서 양도 줄지 않게 하려면 눈에 띄지 않는 영양은 고려하지 않게 되고,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 식재료는 들어올 수가 없다. 좋은 식재료보다 싼 식재료를 쓰게 되면 급식의 질도, 아이들의 균형 있는 식단도 보장될 수 없다. 급식업체와 생산자의 생활 보장도 없다. 급식의 중심이 돈으로 옮겨 가면 식재료 납품업체는 을 중에 을이 되고 생산자는 병이나 정이 된다.

 

학교 의무급식은 국민적 합의에 따른 약속이다. 국민이 낸 세금이니 국민의 뜻에 맞게 써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헌법 제31조 3항에는 “의무교육은 무상으로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 나라 헌법의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기를 바란다. 완전한 의무급식으로 완전한 의무교육이 실현되도록 국회 내에 계류되고 있는 학교급식법 개정안 통과를 간절히 바란다.

 

현행 학교급식법은 “급식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급식식품비는 보호자가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지자체장(도·시·군)이 그 경비 지원의 정도와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러한 내용을 급식경비를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원해야 한다’로 개정하는 법안이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 이춘일 님은 2004년 귀농하여 경남 거창에서 사과·포도 농사와 함께 자식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현재 한살림생산자연합회 경남청년부위원장으로 경남 의무급식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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