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호 2015년 5월호 편집자의글

[ 발행인의 편지 ]

진심 어린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글 곽금순 발행인 / 사진 류관희

 

《살림이야기》 독자 여러분,
지금 젊은 세대에게 비추어진 세상의 모든 질서는 ‘인간을 위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듯합니다. 인간의 편의나 필요가 있으면 산도 강도 어느새 도로가 되고 건물이 생겨납니다. 인간의 욕구 앞에 뭇 생명은 무참히 살 곳을 잃기도 하고 죽임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리 오래지 않은 과거에 우리 어머니들은 하수구에 흘려버리는 뜨거운 물이 생명체를 죽이게 될 것을 걱정하며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곡식을 심을 때도 사람만을 위하지 않고 하늘의 새들과 땅속의 벌레를 위하는 마음에 세 알을 심었다고 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거둘 때도 먹을 것 구하기가 쉽지 않을 날짐승들을 위해 가을걷이가 끝난 벌판에 이삭을 다 줍지 않고 내버려 두기도 하고 ‘까치밥’이라 하여 새들을 위해 감을 남겨 놓기도 한 따뜻한 마음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우리 어머니들이 그랬듯이 자연은 결코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서로 보듬어야 할 대상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인간만을 중요시하는 사고를 극복하고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모든 생명체와 서로 상호작용을 통해 공생하며 소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과연 인간에게 허용되는 자연이라는 것이 얼마만큼이나 지속가능할까요?

 

한살림운동의 궁극적 지향은 생명살림입니다. 생명살림은 모든 생명체와의 관계성과 순환성을 인식하는 것이고, 그런 인식의 바탕 위에서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회복해 가는 것입니다. 단지 머리로만 이해하여 생명체와의 관계성이나 순환성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우리가 바라는 생명살림으로까지 연결되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먼저 사물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깊은 관심 속에서 애정이 생겨나고 마음으로 그것을 절실하게 느껴야 그런 관계나 작용을 위한 노력을 생활의 실천 속에 녹여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적지 않은 고통과 불편함을 수시로 감수해야 할 것이고, 때로는 인간 중심의 행위나 사고들에 맞서 격렬하게 대립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이대로의 속도로, 지금 이대로의 생각으로는 우리들의 미래가 불안합니다.

 

《살림이야기》는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진정성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전하는 삶의 이야기에서 자연과 인간이 둘이 아님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당장 겪게 되는 다소의 불편함으로 얻게 되는 대가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세상’이라면 우리에겐 충분히 그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깨달음과 마주하는 공간입니다. 이렇듯 《살림이야기》와 함께하여 바쁜 일상, 정신없이 한 방향으로 질주하는 세상에서 흔들림 없이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찾아가는 삶을 일구시길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삶 속에 깊이 관여하는 《살림이야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 《살림이야기》 5월호 33쪽, 땅땅거리며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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